아기고양이가 너무 물어서 괴로운 집사

무는 버릇만 빼면 너무 사랑스러운 개냥이인데
어떻게 고쳐줘야할지 도무지 답이 보이지 않는다.


우리 주인님의 본래 이름은 '해태'로 지어줬는데
3주가 지난 현재는 이름을 바꿔주었어요.


(구)해태 (현)문딩이입니다.


말을 무지하게 안들어서 문디새끼로 하려다가
너무 욕같아서 그나마 조금 귀엽게(?) 문딩이로 바꿨어요.

그런데 본인도 문딩이가 더 마음에 드나봅니다.
이름을 부르면 신나서 달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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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말 안듣는 우리집 문딩이의 고질병

무는버릇을 고치기 위해서 해본 일들을 적어볼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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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는 티비와 집사의 다리와 배에 집착하는 개냥이예요.


티비를 보고 있으면 같이 봅니다.

눈 나빠질까봐 이름 불러서 오라고 하면 쪼르르 오는데요.



소파 뒤 창틀에 자리잡고 집중하면서 보기도 해요.

(아니 지가 뭐 보면 알어? 쌈디가 마음에 들어? 왜케 집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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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맥주를 마시고 있으면 옆에서 같이 동무가 되어줍니다.



우리집 문딩이는 비싼 삼다수 맥이는데
맥주캔에 맺힌 이슬을 더 좋아합니다.

덕분에 집사 한모금, 주인 한모금 같이 마시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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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누워서 티비 좀 보려고하면 머리카락을 그루밍해주기도 하는데요.

항상 애정표현도 잊지 않고 잘 해주는 문딩이죠.


화장실 다녀오면 바로 주저앉아 똥꼬 그루밍도 잘 하고요.

발바닥 젤리도 항상 핑크핑크하게 잘 관리하고 있어서 너무 예뻐해주는데요.


딱 한가지. 무는 버릇 때문에 아주 괴로워 미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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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이 예쁜 문딩이의 무는 버릇을 고쳐보기위해 해본 것들을 적어볼게요.

아직까지 모두 실패입니다. 누군가 전문가가 보신다면 조언 좀..


초반부터 물기는 했는데 힘조절을 잘 하는 것 같아서 걱정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힘을 줘가면서 있는 힘껏 물어대니까

아프기도 하고 화나기도 하고 나중에 크면 어쩌나 걱정이되기도 해요.

그래서 카페나 블로그 지식인 등을 통해서 습득한 여러 방법들을 시도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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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물면 손가락을 빼지말고 오히려 넣어버린다.


네. 해보긴 했는데요, 3번 정도 했습니다.
그 이상은 미안해서 못하겠더라고요.

손가락을 목구멍까지 밀어넣으면 애가 헛구역질을 합니다.

아직 아기이기때문에 건강상 걱정이 되기도 하고
이것을 하면서 너무 미안함이 들기도 하고
내가 너무 못된놈이 되는 것 같아 포기했습니다.

물론 고쳐질 기미도 보이질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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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 아파! 하지마! 이X노무새끼야! 죽을래? 씨X 오늘 날 잡을까?


물면 화를 냅니다. 쓰-읍! 하면서 얼굴을 밀어보기도 했고요.

효자손으로 바닥을 탁탁 치면서(큰소리가 나도록) 하지마! 하면서 겁도 줘봤고요.

고양이새끼한테 개를 찾으면서 화내면서 욕지거리도 해봤고요.


근데 간 큰 주인님은 전혀 쫄지도 않고 또 옵니다.

고양이 행동교정을 위해서는 고치려는 행동(무는 것)을 했을 때
계속해서 동일한 반응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서 장기간 했습니다.

2주정도? 현재도 진행중..

아.. 전혀 먹히지 않아요.

지 이름 부를때 빼고는 아무것도 알아듣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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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면 손을 피하고 자리를 뜬다.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공격준비를 하고 달겨듭니다.

그럼 준비한 장난감을 밀어넣어주죠.

근데 장난감은 잠시고 금새 손에 관심을 갖고 물어대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손을 피하면서 위에서 말한 방법을 시전한 뒤에 자리를 피합니다.

대부분 화장실에 숨어있는데요.

그러면 어찌되냐면 화장실 앞에와서 애옹애옹 거리면서 문 열릴때까지 기다리면서 울어요.

그게 또 귀엽고 예뻐서 나가서 안아주잖아요?

그럼 잠시 '그래 만지는 것을 허하노라..'하면서 잠시 머리를 부벼대다가
약 3분정도 있으면 다시 엉덩이 살랑거리면서 공격준비를 하죠.

무한반복됩니다.

제가 지쳐서 못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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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때마다 허벅지를 찰싹찰싹 때린다.


고양이가 제 손을 입에 가져다대면 허벅지를 때릴 준비를 합니다.

입에 대는 순간 때려주려고요. 그래야 좀 느낄까봐.

입에 대는 순간 찰싹. 물면 찰싹찰싹. 한번 물때 2대씩 때렸습니다.


물론, 퍽퍽이 아니고 탁탁입니다.

처음에 하루 이틀정도는 먹히는 듯 했습니다.


물려고하니 자꾸 때리네? 이게 좀 먹히는 듯 했고.

입에 가져다 대려다가도 멈칫 하면서 멈추기도 하고 그랬어요.

아! 이거구나 싶어서 계속했습니다.


그런데 결국 저랑 문딩이는 크게 싸웠고
제 팔에는 7cm 가량의 긴 상처가 남았죠.

때리는 것은 오히려 잘못하면 자극만 될 뿐이라는 결과를 얻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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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팅을 잡고 내가 더 강해 댐비지마 라고 한다.


고양이가 물면 목덜미를 잡고 올라타서 겁을 주는 겁니다.

내가 너보다 강해 째깐한게 자꾸 댐비면 잡아먹을거야 라는 마음으로

콱 잡아서 엎드려시켜놓고 올라탑니다.

그러면 아주 찍소리못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째깐한놈 더이상 덤비지 않겠지? 했는데..아주 잠시였을 뿐


참 웃긴건 이 방법을 할 때마다

놔주면 밥을 먹고 옵니다.


마치.. 밥 많이 먹고 강해지면 넌 죽었어 라고 발언하는 듯 하는..?

안그래도 요즘 덩치도 커지고 점프력도 좋아지고
성장이 너무 빨라서 걱정입니다.

제가 잡혀 살 날이 머지 않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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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시간이 약이다. 그냥 물고싶으면 물어라


현재 가장 많이 대응하고 있는 방법입니다.

그냥 아예 줍니다.

손 근처에서 몸을 눞히고 엉덩이를 살랑살랑 거리면서 사냥 준비를 하면

뛰어들기 전에 그냥 손을 재빨리 가져다줍니다.

사냥하지 말고 줄테니 가져다 물어라 라고요.

대신 장난을 한다거나 반응을 하진 않아요.

그냥 아주 가만히 흥미를 잃어주실 때까지 물려드립니다.


그러면 실제로 1-2분 정도 신나게 물고 뜯고 하다가
스스로 휙 자리를 떠납니다. 재미가 없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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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는버릇만 빼면 사랑스러운 부분만 있는 아이인데

정말 고쳐주고 싶은 부분이긴 하지만

사람과 고양이가 같이 살아가려면 부대끼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겠거니

생각하고 지내고 있습니다.


정말 강아지 교육학교? 같은 곳 처럼 고양이 교육학교가 있으면 보내고 싶을 정도로

새벽내내 손가락 물고 뜯고 놀다가 발가락 물고 놀다가 잤다가

머리카락 그루밍도 해줬다가 얼굴 밟고 뛰어다니기도 하니까

도통 잠을 못잡니다. 하루 3시간정도 자는 것 같아요. ㅠㅠ


방 문을 닫고 자려고하면 몇십분을 문 앞에서 애옹 거리면서 우니까

안쓰러워서 문 열어주면 언제 울었냐는 듯 후다닥 달려와서 비벼대고요.


아구 이뻐 해주면 물어대고요.

이놈새끼 저리가! 혼을 내면 도망가고요.


그럼 도망간 틈을 타서 방문을 닫아버리고요.

그럼 울고요.

그럼 열어주고요.

그럼 다가와서 비벼대고요.

그램 이쁘다 해주면 물어대고요.

그럼 이놈새끼 저리가! 혼을 내면 도망가고요.


새벽에 약 2-3번은 반복하는 듯 싶네요.


어떻게하면 확실히 고칠 수 있을까요?

그냥 이렇게 살아가야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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